있음직한 연애 소설

 

책의 간략 소개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애 소설 제목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 30대 초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사랑을 인생의 가장 큰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큰 공감을 얻을 것이다. 현실 같은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을 권한다. 나도 그런 책을 찾았지만 내 취향에 꼭 맞는 책을 찾아냈다.

주인공 정수아는 패션회사에 다니는 30대 초반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5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이후 여러 남자와 짧게 지낸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만 비참함을 탄식하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만날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데,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난다. 그와의 달콤한 만남 속에서도 수아는 왠지 불안감에 휘둘리는데 그 불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불안감은 또 그를 어디로 데려갔을까.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 소개된다.

한국소설은 너무 신파적인 경향이 있다. 평범한 인물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고 집안의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 인물에 있어서도 어딘가 결점이 있는 설정이 대부분이다. 그런 설정이 이야기의 신선함을 가져올지 모르지만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나는 평범한 인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독자가 얻는 공감과 위로가 극대화된다고 믿는다. 또 그게 요즘 트렌드인 것 같아 그런데도 아직 서점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소설이 일상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설정에 치우친 소설이다. 그런 아쉬움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날려버리기에 충분했고 덕분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반영한 소설이 많이 나와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충분한 공감과 위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소설에는 그만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좋았던 점

현실적이어서 좋았어 현실에는 있을 법한 것이었다. 나는 소설 속 인물들이 현실에서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선호하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을 줬다. 그것은 이 책이 현실적일 뿐 아니라 입체적으로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렇다는 것은 곧 작가의 필력이 좋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매끄러워 지나친 수사가 거의 없었다. 주인공 정수아에게 초점을 맞춰 그가 보고 느낀 바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소설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갖추고 있다.
사실 나는 남자여서 주인공 정수아를 공감할 만한 요소가 많지 않았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정말 그런지 궁금한 점이 많았다. 이 책에 대해 또래의 여자와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할 만한 요소는 무엇이며 과장된 요소는 무엇일까. 우선 다른 건 몰라도 수아만큼 남자를 만날 기회는 많지 않다고 본다. 수아는 매우 예뻤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러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남자의 호감을 많이 받을 리 없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예쁜 여자와 잘생긴 남자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 속의 나는 그들의 심리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런 기회 자체가 흔한 건 아니니까. 현실적으로 이 책을 그렸지만 내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유감스러운 점

이 책(있을 법한 연애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없었다. 다만 주인공 수아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녀는 왜 남자 없이 사랑 없이 살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랑을 잃어버리고 무기력해지는 동물 같았다. 그녀만의 인생이 없다고 느꼈다. 그것은 내적인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불안이 너무 크기 때문에 사랑을 통해 회피하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는 매력적인 대상일까. 사랑을 하는 동안에도 쉽게 끝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한 사람으로서 만족할 수도 없다. 마지막 부분 전주에 가서 건우를 호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그녀와, 누구와도 긴 사랑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도 향하는 충고가 된다. 나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쉽게 끝나버리는 것에 대해 강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상대를 나에게서 밀치게 만든다. 내가 잠깐 동안 연애를 해야 했던 이유는 극심한 관계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관계에 대한 민감성을 버리려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나에겐 늘 관계가 우선이었기에 더 민감하고 상처받았지만 관계의 우선순위 자체를 뒤로 미루면 그만큼 민감해지지 않고 무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이 중요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고 있다.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면 좀 더 여유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갖고 있다.

총평

현실이 될 만한 연애소설을 발견했다면 나는 기꺼이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풀어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공감이라는 형태로 내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알고 있는 30대의 설렘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아니지만 충분히 설렘으로 가득 찬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니 나도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 그러면서 이제 나는 이런 설렘 넘치는 사랑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걱정한다. 그러기에는 내 미래가 아직 불분명하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제 좀 진정이 되고 나서 편안한 연애를 시작하고 싶어. 물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랑은 사고처럼 찾아올 수 있으며 나는 그 기회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수아처럼 사랑을 갈구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내게는 보다 중요한 일이 있어, 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가치가 있어. 이것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아. 일과 사랑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나는 일을 택할 것이다. 일이 주는 충실감은 아직도 내게 더 좋다. 그걸 깰 누군가가 나타날까.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모순된 바람도 갖고 있다.
블로거 감성인간 한 줄 평
‘내가 찾던 소설. 현실적인 소설’.
평점★★★★☆4.0 2020년 12월 14일의 기록 블로거 감성인간 있을 법한 연애소설, 서평